엄마

Adieu ~~~~~하남 우리집~~~

Won Family 2024. 12. 2. 15:29

하님집에대한 보상도 다 끝나고, 

지장물보상까지 마치고나니, 

이제는 우리집이라고 말할수도 없는 상태이다.

내 생일 점심식사를 하고 집으로가는 길에 

우리들의 추억이 어린 하남집을 둘러보기로하고, 아이들과 함께 갔다.

빈 집인채로 몇년동안을 팽개쳐좋아두었더니..

역시 집이란게... 금방 이렇게 흉물스런 몰골로 변해버렸다

참 많은 역사가 이곳에서 이루어졌지...

베란다에 서서, 앞 마당을 둘러보니 

지나간 시간들이 눈앞에 펼쳐지는듯하다.

신혼시절 

공장에서 일하는 원석아빠를 목이 터져라 부르던 일..

원석이를 낳고는 원석이와 함께 거닐던 앞마당.. 

원석이의 돌날 아빠와 함께 활시위를 힘껏 당기던 장면들..

원중이를 병원에서 낳아서 하남집으로 안고 돌아왔을때 현관에 대롱대롱 매달려있던 조롱박장면들...

봄이면 우리들의 결혼기념식수인 목련나무에서 하얗게 목련꽃이 활짝 피던 광경..

담장대신 심은 앵두나무에서는 앵두가 조롱조롱 매달려 있던 모습들..

이곳에서 아무것도 모르는 신혼시절 5년을 꼬박 지내는 동안

외롭다고, 한숨도 짓고 눈물도 흘렸지만, 

자연이 주는 귀한 선물들을 손수 가꾸면서 

도시에서 자란 나에게 정서적인 위안을 참 많이도 준 시간이기도하다.

원석이가 태어나고 5년까지 이곳에서 자랐으니 

원석이에게는 고향이라고나할까??

마당에 심은 원석이나무 모과나무는 올해도 어김없이 노란 선물을 많이도 땅에 떨구어놓았다.

모과나무가 원석이에게 주는 마지막선물일거 같아 

땅에 떨어진 모과를 고이고이 모셔와서 싱크대에 놓아두었다

안녕~~ 하남~~

하남집을 생각하면 항상 우리들은 부자인것 같았다.

언제나 우리들의 쉼터가 되어주었던 하남집

보상을 받고나서 아이들이 집 하나씩 구입할 수 있게되었으니

우리들을 부자되게 해준거 맞다.

봄이면, 겨우내 쌓인 낙엽을 쓸어주고 나면

낙엽 밑에 고개 내민 새싹들을 보던 재미도 이제는 안녕~~

보드라운 흙 만지면서 각종 야채를 심고나면 야채들이 자라서  갓 따서 맛있게 먹었던 채소들도 안녕~~

여름이면 하루가 멀다하고 들여다봐도 쑥쑥 자라 억세져서 힘들게 뽑아야했던 잡초들도 이젠 안녕~~~

냉이국, 쑥국을 먹고싶어서 봄바람 맞아가면서 쪼그리고앉아 냉이, 쑥캐던 이야기들도 안녕~~

6월이면 조롱조롱 앵두따다가  앵두술도 만들고 앵두청도 만들었서 이웃들에게 나누어주었던 일도 안녕~~~

대롱대롱 달려있던 매실을 따서 매실청을 담았던 이야기도 이제는 안녕~~~

보리수, 풋사과, 뽕나무열매를 따 먹으며 배불렀던 이야기들도 이제는 안녕~~~

무엇보다도 나의 신혼생활의 이야기가 모두 들어있는 하남 나의 신혼집 이제는 안녕~~~

봄이면 환하게 목련꽃을 피워 우리들의 결혼기념을 해주던 목련나무도 안녕~~~

원석아빠가 일평생 몸과 마음을 바쳐 일하던 삼협공장도 둘러보고..

이제는 아빠는 없고, 장성한 아들 둘이 아빠의 걸음으로 아빠의 자취를  둘러본다.

이제 봄이되면,

출입금지구역으로 지정되어 우리들의 자취를 다시는 찾지못하게될것이고, 

시간이 흐르고나면 

이곳은 얼마나 개벽천지를 해서 다른 모습으로 변해져있을까???

세월은 그냥 흐르지않는다..

조금씩 조금씩 시간을 덧칠해서 모든것을 변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