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남한산성의 가을...

Won Family 2010. 12. 2. 10:42
특별한 스케쥴이 없는 휴일.
느즈막히 차비를 차리고 나서서
어디로갈까...망설이다가
거의 남한산성으로 향한다
완만한 산책길이
마음 편하게 계절을 느끼며
걸을 수 있기에 제격이기때문이다.
나무의 잎들은 거의 다 떨어져서
길을 걸으면 바스락바스락....
날씨도 좋았고, 바람도 없어서
햇빛쪼이면서 산책하기에 좋은 날씨였다.
길이 편하니
가족들 단위로 오는 사람들이 많았다.
앞뒤에서 들려오는
부자간에, 모녀간에..대화소리를 들어보면
각각의 집안모습이 그려지면서
슬그머니 웃음도 나오게된다.
 
산에 갈때면,
올라가는 길에는
운동해서 땀나는걸 좋아하는 내가, 앞서가게되고,
내려올때는 무릎이 안좋은 나는 조심스러운 발걸음덕분에
한참 뒤쳐져서 가게된다.
그러니, 이렇게 아빠의 뒷모습을 보면서 걸어갈때가 많다.

앞서서 가고있는 아빠의 뒷모습이
세월이 느껴져서인지
쓸쓸해보인다.

누구나 중년의 남자의모습은 다 그렇다.
가을이면
쓸쓸해보이는게.
비단 남자의 뒷모습뿐만이 아니다.

집으로 오는 길에 들른
하남의 공장 잔디밭 위에 떨어진
정자나무 낙엽의 모습도 마찬가지이다.
푸르렀던 생명의 초록색이
바스락거리는 낙엽으로 땅에서 뒹굴고 있는 모습을 보니
한해가 가고있는 세월도 느끼게되고,
사라짐의 철학도 보게된다.

그래도, 낙엽 밑에서 숨쉬고있는
저 파아란 잔디의 생명이
또다른 봄을 예견하기때문에
삶은 계속 이어지는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