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태백산 시산제 (110226)

Won Family 2011. 2. 27. 12:40
아빠 고교등산모임에서
시산제를 하러 태백산행 일정이 잡혔다.
두..두..두..두..두
산악인이라면, 정초에 꼭 한번 간다는
태.백.산
대절한 버스 한 차 가득 태백산으로 아침일찍 서둘러 출발했다.
우리는 시산제에 떡 1말을 해갔다.
따끈한 떡을 차 안에서 먹으니 요기도되고 맛있다고 칭찬.
3시간의 무료한 시간에
인증샷 한장쯤은 기본.
차창 밖, 눈쌓인 풍경을 바라보면서 달리니
오늘의 산행이 사뭇 기대된다.
차 에서 내리니 쌀쌀한 바람이 우리를 긴장하게 만들었다.
단단히 무장을 하고 긴 산행에 대비하느라 다들 바쁜 모습.
오늘 산행코스는
유일사 매표소입구에서 시작해서
주목군락지를 거쳐
장군봉을 지나
태백산 정상(1,578m)에서 천단제를 지나
망경사쪽으로 내려와서
단종비각에서 시산제를 지내고
당골로 내려오는
5시간정도 걸리는 산행이다.
초입부터 눈이 쌓여있어서
아이젠이 필수였다.
그래도 바람한 점 없이 따뜻해서 겨울산행치고 복받는 날씨이다.
태백산 정상까지는
길이 험하지는 않았다.
하도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곳이라 산길에도 신작로가 넓게 이어졌고,
돌도많지않아 그리 어렵지는 않았지만,
천제단까지 계속 오르는 길이라
숨이 차면 쉬고, 숨이 차면 쉬고..
여러번 했던 기억이다.
오르막은 역시 힘들어..
그래도 이렇게 오르고나면 힘들었던 기억은 금방 다 잊어버린다.
드디어 1.578m 태백산 정상에 올랐다.
정상에 오르니 넓은 광장이 나오고
그래서인지 바람이 세어졌다.
여기저기서 시산제 올리는 팀들이 우왕좌왕하는 모습과
기념사진 촬영하는 사람들..
우리나라 백두대간의 산줄기인 태백산맥을 내려다보니
가슴이 넓어진다.
오늘의 하이라이트인 시산제 순서.
각자 마련해온 차례음식을 올리고,
산악인의 선서를 하고
올 한해 안녕과 산에대한 경건함을 약속하고는
기원을 담아 시산제를 지냈다.
의식이란
각자의 마음에 위안을 주는것.
이렇게 산신제를 지내니
올 한해 산행이 무난히 잘 치루어질 것 같은 마음이다.
시산제를 마치고
음복하는 시간.
우리나라의 파티문화란 이런 모양아닐까?
포트락파티처럼 각자 음식하나씩 싸가지고와서
나누어먹는 서양의 파티문화와 다를것이 무엇인가?
다행히 날씨가 춥지않아
산에서 먹는 음식도 맛있게 배불리 먹을 수 있었다.
먹는건 즐거운 일,
사람들 표정이 다들 환하다.
시산제준비하는라 애쓴 부인회원과 함께...
시산제를 마치고
망경사쪽으로 하산하는 중..
저 왼편에 보이는게 망경사.

당골로 내려가는 길은
눈이 차곡차곡 다져져서 눈썰매장같았다.
숲속 오솔길이 저절로 잘 만들어져서
마냥 걸어도 좋을것 같았다.
하산해서는
태백 연탄불로 구워먹는 생고기 집에 들어가서
구제역으로 품귀현상인
그 귀한 한우생고기를 먹었다.
산에서 음복으로 이것저것  먹어서 배불러 못먹을줄 알았는데,
생고기라니...입에 한점 넣어보니 자꾸 자꾸 들어간다.
이게 아닌데...왜 이러지??
산행으로 태백산의 정기를 몸 가득히 받고,
저녁에는 맛있는 고기도 먹고,
사람들과 오랜시간 왕복하며 조금더 친해지고...
이렇게 또 한 켜의 정이 쌓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