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의 수요일...

Won Family 2011. 3. 3. 12:59
성약회가 눈이 쌓여 취소가 되는바람에
 수요일 휴일이 온전히 내것이 되어주었다.

휴일날의 나의 일정이란
보통의 주부들과 다름이 없다.
이른아침 일어나,원중이 도시락준비를 위해 아침밥을 짓고, 반찬을 만들고,
아이들과 아빠가 나가고나면,
 집안을  정리하고 청소와 빨래통에 모아놓은 빨래를 하고
일하느라 돌보지못한 집안 구석구석을 정리하고
찬거리가 떨어져서 슈퍼에 다녀오고.
 겨우내 먹었던 동치미 항아리를 설겆이하다보니
김치냉장고 청소까지 하게되어
그러다보면 해는 벌써 뉘엿뉘엿...
저녁 어스름이 집안에 슬금슬금 기어들어온다

그렇게 살림살이 속에서 지나가버리는 휴일의 시간이다.
이렇게  허무한 듯 지나가는 하루이지만,
집안을 내가 관리하고있다는 생각은 뿌듯하다.
내 가정을 지키는건 주부의 임무이다.

오랫만에 일자산 산책길에 나섰다.
꽃샘추위로 바람이 차갑고 세게 불었다.
바람이 너무차서 항상 다니던 일자산산책코스를, 1/2로 줄이고
한창 꽃이 필 자스민을 예상하고 허브공원으로 향했다.

예상은 적중했다.
작년보다 자스민 꽃이 줄어든것이 조금 서운했지만,
온실 입구 뻗어올라간 자스민 덩굴끝마다
자스민꽃이 대롱대롱 매달려서
향기를 맘껏 뿜어내고 있었다.
이번주 토요일에도 또 찾아와야지...
해마다 자스민이 선물하는 향기를 맘껏 누려야지...

튀니지에서 발발된 자스민혁명덕분에 
시민혁명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독재자를 끌어내리고 많은 사람들이 살상되어진다는 소식을 들으니
자스민향기가  세상을 움직이고있는듯한 생각이 든다.
그래서인지,꽃향기를 오래도록 맡고있으니
향기의 도를 넘어서서 강한 향은  머리를 어지럽게까지도 하는듯했다.
뉴스덕분에 올해의 자스민의 향기가 다르게느껴지기도했지만,
그래도 봄을 알리는 온실속의 향기는 황홀하기만했다.

노란색 자스민 꽃도 드문드문 피어있었고,

온실 속에서 라벤다꽃은 항상 피어있으니
귀한 줄도 모르겠다.
잎을 손으로 부비면 향기가 더욱 진해진다.
라벤다잎을 손으로 부벼 향기를 감싼 다음
얼굴을 감싸면 내가 향기에 싸여있는 듯 하다.

이 꽃은 이름은 모르지만,
앙증맞게 피어있는 모습이 예쁘다.
모든 꽃은 가까이가서 보면
신비롭고 또한 아름답다.
꽃 속에 우주가 담겨있다.

온실문을 나서니,
하늘빛이 너무 아름다왔다.
바람은 불었지만, 햇살은 따사로웠다.

이렇게 아름다운 파란 하늘을 맘껏 볼 수있는 권리가 있다.
따뜻한 햇살을 맘껏 쬘 권리 또한 있다.
시시각각 바뀌는 자연 속에서  자연인인 나 자신을 보고 싶을 권리 또한 있다.
햇살을 받으며
벤치에 앉아 눈을 감고 있으니
붉은 햇살은 영양분이 된 양 내 몸안에  엽록소를 만들어주는 것만 같았다.
그런 기분이 든다면 그런것이다.
이 귀중한 휴일의 온전한 내 시간을
소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햇살 받기 위해서 내가 앉는 벤치이다.
눈을 감고 해를 향해 편한 자세로 앉아있으면
 햇살은 내 온 몸을  감싸안아준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따뜻한 햇살을 맘껏 쏘아준다.

봄을 기다리고 있는 허브공원의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