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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머니제사로 용주사에 다녀왔다.엄마 2009. 10. 15. 21:19외할머니가 돌아가신지 벌써 3년째가 된다.
생전에 특이한 성격때문에, 옆에 있는 사람들을 힘들게도 했던 분이었지만,
돌아가시면서,
우리들에게 가을을 선물하시고 가셨다.
돌아가신해, 일주일단위로 49일동안 용주사에서 제사를 모셨었는데,
일주일마다 가을이 점점 깊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게 해 주셔서,
우리는 그해 가을을 통째로 선물받아 행복했었던 기억이 난다.
용주사를 다시찾은 올해도 어김없이 그 가을이 찾아와 있었다.
아침일찍 서두른 덕분에 너무 일찍 도착했나 싶었는데,
차분히 용주사의 가을을 마음껏 감상 할 수 있어서 좋았다.
경내는 조용했고, 차분히 정돈되어있었다.
가을색이 화려하게 수를 놓은 듯하다.
작은 규모이지만, 아기자기하게 정성스런 손길로
화단을 만들어 꾸며놓았다.
3년전 이곳에서 들국화가 흐드러지게 피어있어서
사진찍던 기억이 나는데,
올해는 조금 늦었는지, 들국화가 약간은 시들어 있었다.
두 석상은 부부 같은데, 왜 저리 떨어뜨려 놓았을까?
다정하게 붙어있지않아서 바라보는 내가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한 10미터쯤 떨어져서 장보러가는 노부부같지않은가??
이곳 대웅전에서
30분정도 스님이 극락왕생을 위해서 독경을 하고,
우리들은 제사를 지낸다.
제사지내는데,
갑자기 참새 한마리가 날아들어와서, 상 위 서까래에 앉아있다가 나갔다.
할머니가 참관하러오신건 아닐까...싶은 생각이 들었다.
간단하게 제사를 마치고, 음복하고, 음식 싸가지고 집으로 돌아왔다.
외할머니는 제사상에 차려진 음식을 맛있게 드시고 가셨을까?
올해는 용주사 꽃밭에 천일홍이 많이 피어있었다.
귀한 꽃이 많이 무리져 피어있으니 화려해서 눈이 부실정도였다.
이모가 싱가폴에서 온지 얼마되지않는다.
이렇게 자매가 함께 자리하기도 점점 어려워진다.
제사 끝난 뒤, 언니와 함께 집에와서
그동안 밀린 얘기도하고,
할머니 옷정리도하고,
맛있는 월남국수도 함께 먹고
허브공원도 보여주고........
언니는 28일이면 또다시 싱가폴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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