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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행복하시기를...아빠 2009. 11. 4. 13:18
거친 세월 중에 태어나시어
모진 시련을 다 겪으시면서,
안으로는 지지리도 복이 없는 운명과
막 닥트려야 했던 삶.
신으로부터 받은 작은 육신을
모두 자식을 위해 쓰시고
닳고 닳아 뼈만 앙상히 남은 자태로
십자가 하나만을 걸친 채
그분은 하늘에 오르셨습니다.
새파란 가을 하늘
유난히도 고운 단풍
비가 오고 춥겠다던 일기예보도
그 시간 만큼은 비껴가고 있었습니다.
마지막 가시는 시간까지도
그분은 우리에게
가을을 남기고 떠나셨습니다.
내가 그분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그분의 싸늘한 육신 위에
그저 흙이나 한 삽
겨우 흙이나 한 삽
덮어드리는 일 뿐이 없었습니다.
스스로가 찾아가신 높은 산 위에서
세상을 향해 큰 소리 땅땅 치시면서,
이미 오르신 많은 벗들과 함께
외롭지 않게
진정 외롭지 않게,
그리고
꼭 행복하게
영원 하시기를,
열 아들 부럽지 않다 시며
사랑을 듬뿍 주신
당신의 둘째 사위가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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