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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3년(아빠의 3주기 기일)..................230601엄마 2023. 6. 5. 10:39
벌써 3년이라니...
3년전부터 나에게 5월의 찬란한 햇살은
조금은 두렵고 조금은 서글픈 기억이 되어버렸다.
3년전, 기억속에 남아있는 혜화동은
똑같은 크기의 슬픔으로 가득 찬 마음을 갖고있는 아이들과 내가,
마지막 가시는 아빠를 위한
병원에계신 아빠에게 필요한 물품을 사러다니기도하고,
각종 서류들 떼러 아이들과 함께 거닐기도하고,
병원에서 갑자기 호출이 올까봐 근처호텔을 잡아놓고 대기하기도하고,
혜화동 서울대병원 느티나무 아래 벤치에 앉아서
아빠 가시는 길에 대해, 심각한 가족회의를 하곤 했는데,,,
글쎄.....
5월의 햇살은 어찌나 찬란하던지...
5월의 바람은 어찌나 부드럽던지..
병실에 힘겹게 누워있는 아빠를 두고 우리들만 그 아름다운 5월을 느끼는것 조차 미안한 마음 뿐이었다.
지난 3년동안 슬픔 속에서 아빠를 기억하면서
혼자 남겨진 내가 서글퍼, 자기연민에도 빠지기도했었지만,
이제는 어쩔수없이 슬픔도 조금씩 희석되고, 혼자임을 서서히 받아들이고 있는 중이다.
안타깝게도 서서히 흐르는 시간속에 아빠의 기억도 조금씩 퇴색되어가는건 어쩔수없는 사실이다.
소상, 대상을 다 치룬 시점인 올해 3년째 기일부터는
간단히 성묘 상차림으로 인사를 드리면서 아빠를 추모하도록하고,
추모제가 끝나고나면 ,참석하신 분들 모시고 식사대접하면서
아빠를 기억하는 시간을 갖도록했다.
오시는 분들이라야, 우리가족 5명과, 남은 형제들과 큰댁 원제아빠 까지 모이면 10명남짓이다.
간단한 성묘상차림 보리사돈이 보내주신 최상급상주곶감과,
보람사돈이 보내주신 쑥인절미와 화순기장떡이 넉넉히 있으니
상차림에도 넉넉히 올릴수있었고,
추도식을 마치고 난 뒤에는 참석해주신 고마운 분들께,
떡과 곶감을 넉넉히 나눌수있어서 흐뭇했다.
원석아빠가 좋아하던 과자종류로 상차림을 하고,
요즘 가장 맛있게 나오는 수지메론과 사과와 배는 그림으로 상에 올렸다.
일찍 참석해주신 원제아빠와 함께.. 10시45분까지 오라고 했던 이야기는 11시에 추도식을 시작한다는 말이었는데,
원제아빠는 역시 모범생답게 시간맞춰 도착해서
나머지 손님들이 오시기 전까지, 아빠에대한 좋은 기억들을 아이들과 나누고,,,
우리집 아빠형제들은 언제나처럼 11시10분에나 도착..(예상하고 있었다.^^)
도착하자마자 추도식을 시작.
가족이 모두 모였다. 먼저 원석이가 아빠께 잔을 따라올리면서 절올리는 순서로 추도식을 시작.
형제들 순서대로 술따르면서 인사를 올리고,
술 따라 인사드리는 순서가 지나고나서는
마지막 순서인 내가 인사를 드리고.. 네째 가연아빠의 주관으로
추도 예배를 드리고 난 뒤,
상차림 음식으로 음복을 하면서
잔디밭에 앉아 한참동안
아빠의 기억으로 이야기를 나누고있을 동안.
우리가족은 윗줄에 계신 할머니산소에가서
간단히 술따르면서 인사드리고 꽃도 갈아드리고 온 뒤,
추도식을 다 마치고 짐을 다 싸고는
산소 갈때마다 보아두었던 권할머니곰탕집으로 가서
A++소고기우거지탕으로 맛있는 오늘 참석해주신 가족분들께 점심을 대접하고
또 수많은 이야기들을 나누고는
헤어져서 집으로 돌아왔다.
헤어져 돌아오는 차 안에서 원중이의 말이
예전에는 옛날이야기하는 어르신들과 함께 있으면
언제끝나나 지겨운 생각만 들었었는데,,
이제는 그 귀한 기억들 이야기해주시는 게 어찌나 고맙게 들리던지
이런 이야기해주시는 작은아빠 마저 가시면 이런 이야기도 못듣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는 말들 들으니
아...이제 너희들도 어른이 되어가는구나..싶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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