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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천지는 푸르러만 가는데...........20200423~24엄마 2020. 5. 5. 10:56
거실 창밖으로 보이는 푸르른 숲... 원석아빠가 5차항암 후부터
확연하게 체력이 많이 고갈되었는지, 몹시 힘들어한다.
지난 항암주기동안에도
항암주사를 맞고 온 날부터 2~3일 동안은 조금 힘들어 하긴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식사도 잘하고 , 본인이 움직이려고 노력도 하고 해서인지
새로운 항암주기가 돌아오는 2주동안에 기력을 되찾아서
혼자서 주사를 맞고 올 수 있을 정도까지 체력이 돌아오곤 했었다.
그런데 이번엔 달랐다.
5차항암주사를 맞을때부터 숨이 가쁘다고 호소하더니
날이갈수록
얼굴이 붓고 기력이 쇠잔해지고 숨 차해서
6차 항암을 할 수 있을까..걱정할 정도였다.
6차항암일정 2~3일전부터는
약국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서 원석아빠와 저녁을 함께 먹고
유일하게 운동하는 시간인 아파트산책을 겨우겨우 마치고 돌아오면
기운을 차릴때까지 침대에 누워있어야했다.
그리고 걷는동안에도 쓰러질까 걱정되어 내가 팔장을 끼고 걸어야 할 정도였다.
드디어
6차항암일정에 맞춰
원석아빠와 함께 병원에 가서
(병원에 갈때도 원석아빠가 운전을 해서 갈수있을 정도의 체력은 되었다)
피를 뽑고 혈액검사 후 의사면담을 했더니.
너무 헤모글로빈수치가 떨어져서(7) 당장 응급실로 가서 수혈을 하라고한다.
아하~~ 그때문이었구나... 그런거였구나..
원인을 알았으니 방법을 찾아 수혈만 하면 되겠구나...
그러면 금방 모든 문제가 해결될 줄 알았다.
그..런..데.....
요즘 시국이 어떤 시국인가.....
코로나로 병원마다 초비상경계태세인 상황인데...
호홉곤란에 기침도 약간하고 기력도 없는 환자가 응급실에 가서 의사처방받아서 수혈하러왔다고하니...
덜컥
격리병동에 가두어놓았다..ㅠ.ㅠ
정말 가두어놓았다.
1평정도의 공간에 철제침대와 보호자 철제의자 달랑 하나 있는 공간에서...
격리되자마자 코로나 검사를 해야했고...
검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오후 4시까지) 기다려야했다.
한 번 들어오면 나가지도 못한다.
검사결과가 나올동안 사실 조금은 긴장되었다.
재수없게 코로나검사양성반응이 나오면 어쩌나 걱정이 되기도했다.
다행히 코로나 음성판정을 받아
그제서야 겨우
수혈을 하기위해 음압병동으로 입원을 하게 되었다.
뉴스로만 듣던 음압병동에 생전 처음 가보았다. 얼마나 썰렁한 전경인가!!!!!
양쪽 끝에 철제침대가 놓여있고,
감염예방을 위해 커튼도없고, 티비도없고,담요도 준비되어있지않고,보호자용 간이침대하나가 옆에 있다.
한번 들어가면 외출도 쉽지않아.
입실하면 생필품이 쇼핑백에 담겨져서 비치되어있는데,,,
그 안에는 수건3장, 슬리퍼,물2병,세면셋트(비누,칫솔,치약,샴푸,바디샴푸,바디로션)와
특이한건 색칠놀이할수있는 책과 색연필이 들어있었다.
갑자기 격리되는 사람들의 편의를 봐줘서 입원하자마자 한번의 외출을 허용하며
한번의 외출에 보호자가 먹을 음식과 개인필수품을 구비하여야한다고한다.
기다리고기다리던 끝에
오늘 유일한 입원 목적이었던 수혈을 드디어 할 수 있게 되었다.
수혈하면서, 산소포화도 93을 겨우 맞추어놓을수 있었고,
조금만 움직여도 포화도는 떨어져서 기계경고음이 들려 긴장하게 만들었다.
밤새 혈압체크.소변체크,체온체크,혈액체크해가면서...
잠도 제대로 못들게 한다.
원석아빠의 폐상태는
원래 있었던 폐섬유화에다가 폐렴기운이 약간 있는 상태였는데..
혈액검사하니 독감A B에 감염된 상태로 확인이되어
항생제와 독감치료까지 함께 진행되었다.
밤새 간호사가 들락날락거리고,
음압병동 환풍기 돌아가는 소리...
딱딱한 침대..
하루종일 진행되었던 일련의 사건들이
머리속을 뒤헝클어놓아 쉽게 잠이 들지않았다가 다행히 4시가 되어서야 잠깐 눈을 붙일수가 있었다.
아침이 되어
원석아빠의 컨디션도 제법 정상으로 돌아오고
의사가 회진하면서
집에서 간병을 잘한다는 조건으로 퇴원가능하다는 얘기를 듣고
집에 겨우 올 수 있었다.
집에올때도 원석아빠가 운전해서 집으로 왔고,
집으로 와서도 지난번보다 컨디션이 제법 안정되어
안심하고 있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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