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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지 벌써 29년이라니....엄마 2010. 3. 14. 10:38
결혼한지 벌써 29년..
강산이 벌써 3번 바뀌려고할 시간이다.
결혼기념도할 겸 ,
겨울동안 꼼짝도 안했던 우리가족이 겨우 겨우 시간 맞춰서ㅓ
결혼기념일을 맞춰서 겨울여행을 떠났다.
마음같아서는 가깝게 일본이라도 다녀오고 싶었는데....
시간도 안맞고, 3월1일까지 끼어버리는 황금연휴인 탓에
가까운 경주로 행선지를 잡았다.
그 옛날 원석이 6학년,원중이 3학년 올라가는 겨울방학때...
보미네, 선우네, 우리..함께 아이들만 데리고 갔었던
호젓했던 겨울 경주풍경을 다시 한 번 느끼고 싶어서 선택한 행선지였다.
날씨는 약간 흐렸지만, 겨울은 조금 비껴간 2월날씨.
토요일 고속도로 정체를 염려해서 일찍 출발한 탓에
길에서 막히지는 않았다.
경주톨게이트는 역시 古都답게 고풍스러웠다.
그저 편하게 떠나고싶어 떠난 여행이라 계획표는 없었다.
우선 배가 고팠다.
떠나기전
인터넷에서 검색한 맛집 중에 하나인
이풍녀구로쌈밥집에 갔다.
올라온 댓글은 맛있다는 글들뿐이었으니
오로지 믿고 갔지만....
인터넷이 믿을건 50%
싸고 맛나는건 없다.
게다가 경주는 관광지이다.
어쨋든 속은듯한 기분으로 배고픈 배를 채우고
본격적인 고도산책길에 오르기로했다.
여행을 떠나면서는
하고싶은 일이 너무도 많다.
오랫만에 오는길이니...다 하고싶은마음이다.
하지만, 따라주지않는 환경이 되어줄때가 많다.
이번 경주여행에서도그랬다.
편안하게 이곳저곳을 자전거투어를 할 수 있는 여행계획표가 있는데..
꿈도꾸지못할 정도로 날씨가 꾸물거리고 바람이 부는탓에
오도가도못하고 뭘할까...망설이다가,
오로지 바람을 피하기위해서 박물관에 가기로 했다.
박물관 안은 바람이 안 불어 따뜻했다.
천년도 넘은 신라의 서울 경주에 왔으니
박물관에가서 경주의 속살을 구경하는것도 실은 맞는 여정이긴하다.
도시 여기저기에서 출토된 억겁의 세월을 지난 물건들이
천년전의 세상을
조금씩 조금씩 말하려고 애쓰는 모습으로
유리 안에 갇혀있었다.
원중이와 함께 박물관을 둘러보면서
옛날 모습들을 유추하며 상상하기도 재미있었다.
그 옛날 사람들의 손으로 만들어진 많은 유물들이
눈앞에 천년의 세월을 지나 우리들 앞에 놓여져있다.
박물관을 나오니, 시간은 벌써 저녁시간이 되었고
하늘엔 집찾아가는 새떼들이 무리지어 날고 있었다.
내가 바라던 여행길은
저렇게 편안한 풍경을 배경으로
자전거하이킹을 하거나,
아님, 감포쪽 바닷바람을 보러가거나...
그런 여정이었는데,
연휴가 낀 방학마지막 토요일덕분에,
방학숙제하러 온 초등학생들이 많아 북적거리고,
경주인데도, 꽉 막혀서, 막히는 길이 겁나서 경주를 빠져나가지도 못하겠고....
우와...역시 명승고적지는 편안하게 여정을 느끼는 곳이 아니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꼇다.
하지만, 어쩌겠나.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했다.
저녁은 강계동 한우를 먹으러 가자고했다.
배라도 불러야겠다.
인터넷으로 검색한 저녁메뉴는
고기좋아하는 미식가 원중이가 만족할 만한 음식점이었다.
경주에서 벗어나서 강계동쪽에 있다는
한우촌마을을 네비에 찍고 가보니,
고기집이 마을전체에 있고,,,
그중에서 무궁화가 붙어있는 집을 찾아들어갔다.
맛나다.
육회또한 신선했다.
진짜 고기는 이런맛이다..
이런말들을 하면서
우적우적 맛있게 고기로 포식을했다.
원중이의 맛있게 먹는 모습을 포착한 아빠의 사진이다.
이렇게 고기를 배불리 먹게해줘야한다 .우리 원중이는...
비즈바즈를 세명이 저녁시간에 가는 식사비와 똑같이나왔다.
이렇게 맛있는걸 먹을땐
미국에 있는 우리 원석이 생각이 난다.
함께 왔으면 좋을껄...
원석이도 이렇게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고싶은데...
저녁을 먹고는
온천수가 나온다는 온천호텔에 가서
추운데 돌아다닌 한기가 모두 빠져버리게했다.
경주에서 묵은 코모도호텔앞에서 기념사진...
코모도호텔에 짐을 내리고 온천장으로 가는 길에
뜬금없이 보도블럭 한 구간만
이렇게 바닥에 조명장치를 해놓았다.
하도 예쁜 길이기에 사진을 찍긴했지만,
생뚱맞은 기획이 아닐 수 없다.
그리 번잡한 길도 아니고, 무슨 기념될만한 장소도 아니고...
아무렴어떠랴...사진찍으면 되지.
우리들처럼 호텔에 묵은 사람들이 밤산책을 나와서
사진찍는 포토존을 만들어주었다 생각하지..뭐...
다음날 아침식사시간.
인터넷에서 검색해서 계획했던 아침식사는
물곰해장국 아니면, 밀면이었는데..
두가지 메뉴가 모두 아웃되고,
불국사 가는 길에 괜찮아보이는 두부집을 들어갔다.
아침을 먹고 불국사에 도착하니,
우리가 늦게 출발했나???어린이대공원을 왔나???싶게
차는 입구부터 막히고, 사람은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우씨..이게 아닌데...
그래도 어쩌랴..
발디딜틈이야 있겠지..
어른 입장료 4000원을 투덜거리면서 사가지고,
입장하고 들어와보니...그래도 발디딜틈은 있었다.
햇볕은 따뜻했고, 바람또한 산뜻했다.
불국사 화장실을 다녀오는 길인데,
마치 대가집 사랑방을 다녀오는 것 같다.
저 사람들....
석가탑 다보탑이 놓인 마당에는
사람들로 가득차서
이게 사찰인가...싶었다.
불국사가 사찰로서의 기능은 있기나한걸까???
석가탑과 다보탑이 모두 보이는 포토존에서 한 장 찰칵..
그래도,,,귀한 시간들은 잘도 흘러갔다.
참 오랫만에 가족사진이 잘 나왔다.
불국사 구경 다 마쳤으니
이제 석굴암까지 걸어가볼까??
석굴암까지 걸어가는 길은
평탄하게 순한 오르막이 계속 이어지는 길이라서
편안한마음으로 산책한다는 마음으로 걸어갔다.
꾸준히 오르막을 걸으니
조금 더워져서 원중이는 반팔을 입을 정도의 날씨.
걷기에 정말 딱 알맞는 날씨였다.
바람은 봄기운을 담고
걷는 내내 우리 몸을 감싸안아주었다.
원중이와는 얼굴 볼 시간도 없이 지내는데,
이번 여행을 함께 하면서
이런저런 얘기 할 수 있는 시간이 되어주어서 좋았다.
뭐...심각한 이야기들은 아니다.
일상적인 이야기들..
그런 소소하고 객적은 얘기도 모두 다 할 수 있는게 가족이다.
특별한 이슈없이도 대화가 그냥 그냥 이어져가는 관계.
아니면 침묵하고 있어도 대화가 이어지고있다고 생각이 드는 관계.
석굴암 앞까지 잘 걸어왔다.
석굴암을 보려면 또다시 4000원을 내야한다나...
우와...이런이런이런...
그냥..시간도 그렇고해서
석굴암앞에서 사진찍는걸로 하고 다시 내려왔다.
불국사가 워낙 유명한 사찰이라서인지...
석굴암까지 가는 길은 이렇게 평이하게 포장이 잘 되어져있었다.
마치 산책길을 걷는것 같았다.
조용한 평일에 다시한 번 오고싶다.
석굴암을 다 내려와서는
입구에 있는 군밤장사한테 군밤 한 봉지 사서
까먹고 있는 중..
햇살은 따뜻했고...
기분또한 군밤만큼 따뜻했다.
경주에서의 마지막 점심은
갈비탕으로 유명하다는 강계면옥으로 갔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것없다는 말..
정말이다.
이상갈비집 갈비탕만큼만했어도 합격점을 줬을께다.
결론은 경주는 관광지라는 거다.
돌아오는 저녁 하늘에
보름달이 떳다.
정월대보름달이다.
올해 한해도
풍성하고 건강하게 한해를 잘 보내게해달라고 기도했다.
보름달처럼 풍성하게 넉넉하게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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