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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동화책에 나오는
요술할머니의 마술지팡이가
멀리 있는게 아니고
바로 내 손 안에 있다는 사실을
난 살림을 하면서 알게 되었다.
자..
나의 마술을 시작해볼까?
집에 들어오는 길에
마트에 들러 사온 김치거리,
포기가 좋은 배추 한 통,
제주도에서 올라온 햇 무우,
잘 다듬어진 쪽파,
마늘과 생강
사과 한 개.
겉 대를 대충 솎아서 배추를 다듬고,
무우는 껍질을 깎아서 씻어놓고,
쪽파는 깨끗이 씻은 뒤
서걱서걱 썰어서
소금을 술술 뿌려서 절인다.
참 !!
부끄러운 속살을 드러낸 배추의 속내를 헤아려서
이불을 덮어주어야지~~
이렇게 3시간 정도 놓아두면
빳빳했던 배추들이 약간 시들시들..
그동안
김치양념준비를 한다.
찹쌀풀을 쑤어야하는데, 냉동실에 냉동된밥이 너무 오래되면 안될것 같아
찹쌀풀대용으로 사용.
마늘,생강,사과1개,멸치액젓,설탕약간, 매실즙약간을 넣고
믹서기에 마구 돌려 버무리양념을 준비하고,
아까 골라낸 배추겉대는 삶아놓아
나중에 맛있는 된장국을 끓여야지..
빨리 절여져라..빨리 절여져라...
그렇게 노래만 하고 기다렸냐하면...
그게 아니다.
배추가 절여지는 동안
빨래통에 모여있는 빨래도 돌리고,
청소기도 돌려 구석구석 먼지도 없애고
동그리에 걸레도 돌려 걸레질도하고,
깨끗해진 집안이 기분좋아 둘러보던 중에
베란다에 놓여있는 동치미항아리가 눈에 띄여
남은 동치미는 건져 김치냉장고로 옮겨놓고
항아리는 깨끗이 씻어 물가득부어 베란다에 내어놓고, ...
김치냉장고를 열어보니 꺼내만 먹던 김치항아리 김치찌꺼기도
깨끗이 씻어 음식쓰레기통에 갖다 버리고,,,
아이고..숨차...
그러는동안
배추는 숨이 죽어 양념할 정도로 절여져서
물에 한번 헹구고나서 물을 뺀 뒤,
준비해놓은 양념버무리를 부어
맛있게 버무려
드디어 배추버무리김치 완성.
오늘의 마술
끄읕~~~
뚜껑을 닫고
완성된 김치 한 통을 바라보고 있으려니
마음이 뿌듯.
스스로 대견하단 생각이 든다.
***
운동(성록회라운딩) 다녀오고나서
이 마트에 들러 장을보고 집에오니 저녁5시.
김치통을 바라보며
한숨돌린 시간이 8시30분..
3시간30분동안
집안을 뱅글뱅글 바쁘게 돌아다니면서
마술을 부린 내역이다.
이정도면 나의 마술 실력이 수준급 아닐까?
원석아빠가 문상갈 일이 생겨
저녁준비를 안 한탓에
이런저런 집안일과 김치담그기를 완성할 수 있었다.
만일
여기에다가
저녁준비를 하는 마술까지 겹쳐진다면
내 체력에 과부하가 걸려
나의 에너지게이지는 바닥까지 내려가고,
그에따른 내 감정은 부글부글 폭탄제조과정 직전까지 가서
난 마술부리기도 전에 마귀할멈이 되어있을꺼다.
일을 하고나서
뿌듯한 감정이 생기는 그 선.
거기까지가
나의 마술의 한계 인 듯 싶다.
그 이상 욕심부리지 말 것 !!!
누가 뭐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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