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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정원....이제 안녕~~ㅡㅡㅡㅡㅡㅡㅡㅡ20151220엄마 2016. 1. 7. 23:01
2003년 길동 자이아파트로 이사오고나서
가장 큰 혜택을 본 것은
집앞을 나서면 바로 허브공원과 일자산산책을 할 수 있다는 것.
마음이 복잡할때..
일이 잘 풀리지않을때
아파트 현관문을 나서면서 크게 불어넣은 풍선처럼
가득 안고 나왔던 모든 문제들이
1시간 30분이 걸리는 나의 산책코스를 걷다보면
스스르 풍선에 바람이 빠지듯
생각이 정리되어
가벼운 마음이되어 집으로 들어오곤 했다.
일자산 공원 트랙을 지나서
보훈병원 앞쪽숲길을 지나서
해맞이공원을 향해 걸어올라가는 길은 조금 오르막길..
조금 빠른 걸음으로
오르막길을 송송 땀이 솟은채 오르고나서
해맞이 공원에 다다르면
저절로 두 팔은 하늘로 향해 만세를 부르게되고
햇살을 맘껏 받으며 나도 자연 속에서 한그루 나무가 된듯하다.
능선을 따라 허브공원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면서
여름에는 흐드러진 아카시아꽃향기를 맡을 수 잇게되고
게절마다 철철이 바뀌는 나무들을 만나게된다.
지금은 저렇게 이파리하나없이
앙상한 나뭇가지로 벌거벗고 서있지만
지난해 저 가지끝까지
무겁게 주렁주렁 아카시아꽃을 매달고 있었던
나무들의 그림을 난 모두 기억하고 있다.
내가 못보더라도 내년 5월이면 또다시 꽃은 피겠지..
조용한 일요일 아침인 탓이었나??
아니면 나의 마지막 산책길에 인사하러 나왓나?
딱따구리가 나뭇가지에 나와 앉아있다.
이곳에서 딱따구리를 보는 일은 흔한 일이고
고라니도 본 적있고
요즘은 멧돼지도 조심하라는 안내문까지 걸려있다.
왼쪽으로 내려가면 잔디광장이 나오고
오른쪽으로 가면 허브공원이 나오게된다.
나는 항상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게되면
이제부터가 아침 산책길의 백미인, 숲길이 나온다.
사람이 별로 다니지않아
한적하기도하고 특히 조용하기도해서
새소리가 제일 많이 들리는 길이기때문에
내가 가장 사랑하는 길이다.
헐벗은 나뭇가지에
선물처럼 빨간 열매가 다닥다닥 달려있어
마치 꽃이 핀것 같다.
바로 이곳에고 고라니가 뛰어가는 걸 본 적이 있다.
그리고 이곳에서
밤송이가 저절로 뚝 뚝 떨어지는 소리도 들어본 적도 있다.
아무도 없는 아침 산책길에
손바닥 한가득 밤알을 주워가지고 들어오면서
부자가 된듯 가슴 든든했던적도 있었지...ㅎㅎ
능선에서 내려오는 길이
에스자로 구부러져있어서
내려오면서 뒤돌아보면, 아늑하고도 아름다운 길이 눈에 들어왔었다.
일자산 산책코스를 다 마치고나면
캠핑장이 나오는데, 이곳을 거쳐서
허브공원으로 향하는것이 나의 산책코스.
허브공원 계단에 올라서 뒤돌아본 캠핑장..
자작나무들은 많이 자라서 겨울을 나고 있구나..
이럴줄 알았으면 더 많은 각도로 허브공원을 찍어둘껄..
겨울이라 역시나 허브공원의 풍경은 조용하고도 쓸쓸하다.
저 비닐온실 안에서
작은 허브화초들이 겨울을 나고
다시 새봄을 맞이할 준비를 하겠지.
허브공원 트랙을 돌면서 운동을 하기도했고,
허브향기를 맡으러 일부러 공원을 오기도 했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향기는 레몬버번트 트리의 향기.
이렇게 트랙을 돌고나서
허브길을 만들으놓은 레몬버번트 향기길을 걸으면서
나무속에 얼굴을 파묻으며 향기를 즐겼었다.
트랙을 돌고나서
나의 산책코스가 완료가 되면
이렇게 벤치에 앉아 햇살을 받으며
해바라기를 한다.
해를 바라보면서 눈을 감고 있으면
주황색 햇살이 내 눈속으로 들어와서 온 전신을 밝혀주는듯하곤 했었다.
난 어쩔수없이 생물체임을 확인하는 시간이 된다.
나도 햇살을 받으면서
광합성을 한다.
집으로 가는길 계단 옆에 위치한
화장실이 새로 단장을 해서
깔금한 모습으로 새로 서 있다.
화장실 이름은 카시오페아 화장실이다.
허브공원이 천문대별자리를 보는 공원이라 화장실이름도 별자리를 따랐다.
안녕~~나의 허브공원..나의 일자산..
이제 언제 다시 이길을 걷게될까...기약은 없지만...
나의 13년을 위로해주었던 고마운 길이다.
시간따라 시시각각 새로운 모습으로 변하고 업그레이드가 되어서
놀라기도하고 즐겁기도했던 곳..
길동에 살면서
가장 사랑했던 곳..가장 기억나는곳이 어디냐고 물어본다면..
언제라도 제일먼저 이곳
허브공원과 일자산이라 대답할 수 있다.
변함없이 항상 따듯하게 나를 위로해주었던
나의 산책길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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